
에이스 문유현(181cm,G)이 부상으로 빠졌다. 자연히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 예상됐다. 통합 3연패를 했으니 이제 내려올 때도 되지 않았나. 하지만 잠시 잊고 있었다. 이 팀이 바로 고려대라는 사실을 말이다.
통합 4연패에 도전하는 고려대는 시즌 초반 문유현의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문유현은 고려대 공격의 시작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학리그 최고 가드다. 팀 전력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문유현이 없다면 고려대 팀 전력은 자연히 약해질 거란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다.
여기에 4학년 주축 가드 박정환(181cm,G)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돼 가드진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고려대가 어떤 팀인가. 통합 3연패를 달성한 대학농구 최고의 팀이 아닌가.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고려대는 문유현, 박정환이 빠진 뒤에도 순항하고 있다. 라이벌 연세대와 더불어 6연승을 질주하며 1위를 마크하고 있다.
팀 컬러인 끈적끈적한 수비와 조직력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실제 고려대는 이번 시즌 팀 최소 실점 59.0점으로 1위를 기록하는 등 단단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문유현과 박정환의 공백은 계성고 출신 괴물 신입생 양종윤(190cm,G)이 훌륭히 메우고 있다. 공수 밸런스가 좋은 양종윤은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며 고려대 농구에 새로운 색깔을 더하고 있다.
고려대는 29일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25 KUSF 대학농구 U-리그 단국대와의 홈 경기에서 80-53으로 승리했다.
시종일관 고려대의 탄탄한 조직력이 단국대를 압도했다. 어느 한 선수 나홀로 플레이를 하는 선수 없이 약속된 움직임을 이행했다. 얼마나 많은 훈련을 했는지, 그리고 팀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외곽슛 찬스를 많이 만들어냈고, 3점 적중률(11/29, 38%)도 높았다.
고려대는 이날 이동근이 야투율 75%(6/8)를 자랑하며 19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4학년 슈터 이건희도 3점슛 3개를 엮어 13점을 넣었다. 양종윤은 평소보다 적은 34분 16초를 뛰며 9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기록지를 빼곡이 채웠다.
반면 단국대는 전체적인 야투부진으로 빈공에 시달렸다. 팀 야투율이 34%에 그쳤다. 야투율 50%를 기록한 고려대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3점슛 5개 포함 22점을 넣은 최강민만이 외로이 분전했다.
고려대는 이날 승리로 개막 6연승을 달리며 연세대와 함께 공동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단국대는 2연패에 빠지며 2승 4패를 기록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고려대의 터프한 수비가 단국대를 압도했다. 강한 몸싸움으로 단국대 선수들의 골밑 진입을 차단했고, 공격에선 이건희, 윤기찬의 연속 3점슛으로 앞서갔다. 고려대는 1쿼터에만 무려 5개의 3점슛을 꽂아넣었다. 루즈볼 다툼에서도 앞선 고려대다. 1쿼터 고려대의 리바운드 개수는 8개로 1개의 단국대를 압도했다.
단국대는 3-2지역방어 수비를 들고 나왔다. 고려대는 이를 유기적인 패스 게임으로 쉽게 깼다. 3점슛 찬스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양종윤, 이건희 3점슛이 터지며 15점 차 이상으로 달아났다. 고려대는 전반을 42-23으로 앞선 채 마쳤다.
단, 턴오버는 옥에 티였다. 라인 크로스, 캐링 더 볼 등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실책이 쏟아졌다. 후반에만 실책 13개를 쏟아낸 고려대였다.
그럼에도 고려대의 리드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격차가 벌어져 있었고, 단국대도 별다른 추격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4쿼터에도 18-15로 리드, 모든 쿼터에서 우위를 점한 고려대는 단 한번의 리드를 놓치지 않으며 이변 없이 승부를 결정지었다.